STORY

리빙처치 개척 이야기

Chapter_01 코로나 그리고 전도

예전 어떤 세미나에서 전도를 가장 안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목사라는 말에 도전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맡겨진 사역으로 인해 비신자들을 만나는 시간을 따로 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로나가 찾아왔다. 슬프게도 교회 문이 닫히고 자리를 메우던 성도들을 상상하며 카메라 앞에서 설교를 해야했다. 간식과 쥬스를 사들고 아이들을 찾아다녔고, 식사 시간을 이용해 지인 중 신앙생활은 하지 않지만 전부터 관계가 있던 분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전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함께 커피를 마시며 그들 삶의 이야기와 아픔을 들어주고, 나는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자꾸 찾아와서 오지랖을 부리는 나의 모습을 처음엔 낯설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서로가 가지고 있는 삶, 행복, 관계, 균형에 대한 가치관들을 나누게 되었고, 자연스레 나의 삶의 모습들과 선택들 그리고 그것들을 이끄는 신앙에 대해 말할 수 있었다. 세상의 부와 명예를 꼭 소유하지 않아도 은혜로 살아가는 신비하고 감사한 작은 간증들을 듣는 그들의 표정은 언제부터인가 사뭇 진지해졌고, 감사하게도 인생의 중요한 문제까지도 상의하는 관계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닫혔던 교회 문이 조금씩 열리고 교회 방역 및 코로나 대응 메뉴얼, 예배에 온 확진자 파악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역이 병행되면서 정신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갖고 복음을 전하던 분들에게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았고, 어떻게든 교회에 오시게 하여 잠깐이라도 만남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그들을 교회로 오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민섭씨(혹은 목사님) 만나는 것은 좋은데 솔직히 교회는 별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아요.” 이해가 되었다. 이미 다양한 사건사고의 중심엔 교회가 있었고, 만나던 분들 중 어떤 분들은 예전 교회에서 경험한 상처로 교회를 떠난 분이었기에 더욱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조금씩 그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너무 안타까웠다. 조금만 더 손을 내밀어서 품고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복음의 따듯함을 경험한다면 분명 귀한 열매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그들의 손을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Chapter_02 부담

안타까운 마음은 결국 불편함과 미안함으로 자라났다. 그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은 천하보다 한 영혼이 귀한데 왜 바쁘다는 핑계를 대느냐고 꾸짖으시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님 저에겐 맡기신 영혼들과 사역이 있는 것을 아시잖아요. 제가 그 분들까지 다 찾아다니며 섬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차라리 그들을 교회로 보내주시던지, 아니면 다른 좋은 신앙의 멘토를 붙여주십시오.”라며 변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래전부터 알던 한 청년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대뜸 좋은 공동체를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여전했다. 우리 교회를 오라고 했지만, 너무 멀어서 싫댄다. 사실 와도 걱정이 되는 좀 독특한 친구다. 나는 목사라서 공동체들이 좋아하는 교회오빠 스타일을 잘 안다. 미안하지만 그 형제는 어딜가도 대단히 환영받을 스타일은 아니다. 각 교회 공동체들의 상황을 자세히 모르니 무작정 가보라고도 하기가 어려웠다. 교회와 세상 중간 어디즘 서있는 이 녀석도 소중한 영혼인데, 결국 어떤 교회로 가면 된다고 답을 주지 못했다. 마음 한 켠에서 평소 나를 불편하게 하던 교회 밖에 있는 영혼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올라온다. 나도 잘난 것 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데, 내가 뭐라고 그 녀석을 평가했는지, 그 영혼도 제대로 신앙생활을 해야하는데 작은 도움하나 주지 못하면서 목사라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교회 밖에는 복음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은데, 나만 은혜받고 사랑받으며 지내는 현실이 어느 날 부터인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교회 밖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던 어느 날 하나님은 내가 사역자로 서원했던 그 날을 기억나게 하셨다. 호수가 생후 100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메던 그 때 하나님의 시선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하게 되었고, 아들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심정과 죽어가는 자녀를 꼭 살리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배웠다. 그 일로 인해 결국 나는 주님의 부르심 앞에 이런 고백을 했었다. ‘하나님 아버지! 이제 저는 당신의 죽어가는 자녀들을 살리는데 제 삶을 걸겠습니다.‘ 죽어가는 자녀들을 향한 애타는 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기억나면서 나는 처음으로 ’제가 죽어가는 그들을 품어야 하나요? 그들을 위한 공동체를 세워야 하나요?‘ 라고 물으며 개척에 대한 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Chapter_03 응답

코로나로 약 60만명이 교회를 떠났고 수많은 미자립교회들이 문을 닫았다는 통계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척은 아직 어린 세아이를 둔 가난한 나에게는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 나의 착각과 객기로 가족을 사지로 몰 수 없었다. 건강하고 안정된 교회에서 사역한지 햇수로 10년째다. 타교회에 비하면 고인물을 넘어섰지만, 우리 교회는 10년차는 이제 교회 적응을 막 마친 정도라고 해야할까? 현재에도 워낙 오래 계시는 분들이 많아 나는 명함도 못내민다. 맡고 있는 부서와 사역들도 어느 정도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기에 나는 급하게 교회를 떠나야 할 이유가 없었다. 담임 목사님께서도 어려운 시기인 만큼 신중하게 기도하며 결정하라고 권면해주셨다. 허물을 덮어주시고 사랑과 신뢰를 받았기에 거짓말 조금 덧붙여 10년은 고작 10개월 같았다. 감사한 일들이 너무 많았다. 나는 주님께 확실한 응답을 받고 싶었다. 무모한 모험의 길을 떠나면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난 선택할 수 없었고 선택해서도 안되었다. 하나님께 응답을 구했다.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가 응답인지는 잘 모르겠고 기도할 때마다 문득 떠오르게 하셨던 건 강단에서 내가 성도들에게 자주 선포했던 예수를 따라 좁은 길 좁은 문으로 가라는 말씀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더욱 하나님께 확실한 응답을 받고싶었다. 하지만 주님은 이렇다할 구체적인 답을 주시지 않으셨다. 주님! 주님의 뜻이 아니라면 빨리 접고 정신차리도록 도와주세요! 이제 응답이 없다면 저의 착각이었음을 인정하고 제 사역에 집중하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기도를 하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희한하게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Chapter_04 스며들다

한 자매는 미래를 함께 할 소중한 사람이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며 복음을 전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대형교회를 다니던 한 신혼부부는 성경 공부가 너무 갈급하다고 부탁을 해온다. 또 어떤 분은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든데 좀 만나줄 수 있냐고 연락을 하셨고 오랜만에 만난 비신자 친구들은 나의 개척 소식을 듣고는 2시간이나 나의 비전과 계획을 물으며 매우 흥미로워했다. 우울증으로 심하게 고생하던 선배가 있었다. 코로나 이후 만남을 이어왔는데  많이 회복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후배인 나에게 꼭 주례를 부탁한다고  연락이 왔다. 유명한 분이라 주변에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후배인 내가 말씀을 전하고 축복기도를 해주었다. 10년만에 한 후배를 만났다. 둘 다 바쁘다보니 약속을 하고도 2-3차례 딜레이 되었다. 보통 이런 경우엔 다시 여유로운 때를 정해보자며 만남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후배가 찾아왔다. 만나던 당일도 오전에 급하게 시간을 잡고 만났다. 후배는 꼬박 한시간 걸려 김포에서 지하철을 타고 나를 만나러 왔다. 기도제목과 고민을 듣던 눈빛이 빛났다. 돌아가는 길에 그 후배는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에 순종한다며 개척을 위해 쓰라고 헌금을 보냈다. 너무 큰 금액을 보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청년에겐 너무 큰 돈이기에 조심스레 거절을 하고 돌려보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저도 목사님이 기도하시는 그런 공동체가 세상에 있다는 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날의 만남을 이야기했다. 예상치도 못했던 사람을 통해 일어난 일이라 아내도 놀랄 뿐이었다. 나는 무슨 응답을 원했던 것일까? 이제와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나를 천천히 그리고 친절하게 설득해 가셨다. 겁 많고 감정적인 내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나님은 그렇게 사람들을 통해 응답을 주셨다. 교회 밖에 있는 영혼들을 위한 마음이 점점 개척이라는 열매로 이어지고 있었다. 개척은 그렇게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Chapter_05 다산

우리는 교회 사택을 나가면 당장 머물 집도, 가진 돈도 얼마 없는 그야말로 개척에 있어 현실적으로는 어느 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다. 어쩌면 하나님께 확실한 응답을 받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강남과 송파 다음으로 비싼 강동구에서 교회의 배려로 사택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3인데다가 점점 커가면서 우리 가족에겐 조금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다둥이를 키워서 감사하게도 경기도시공사에서 진행한 장기전세아파트에 당첨이 되었다. 지역은 남양주에 다산이라는 신도시다. 부모님댁을 다녀오며 슬쩍 지나치기는 했지만 가본 적은 없었다. 발표가 확정이 되자 우리는 기쁜 마음에 그 동네를 둘러보았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지하철 8호선도 곧 연장이 된다고 한다. 최대한 대출을 받아 아파트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아내가 직장에 다니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에게 20년 동안은 살 수 있는 집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다. 더군다나 호수가 올해 초 들어간 밀알두레학교와는 차로 5분 거리다. 교회가 포화상태인 대한민국에서 또 하나의 교회가 생기는 것이 과연 맞는지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다산은 새로 생겨난 신도시라 교회가 서울보다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구리, 별내, 서울 강북과 강동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지하철도 다니며 무엇보다 교회가 서울에 비해 그리 많지 않으니 집 근처에 교회가 세워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hapter_06 한 여름 밤의 꿈

한참 여름 사역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던 어느 여름 주일이었다. 주일 1부 예배 이후 한 장로님께서 담임 목사님께 우리 교회는 분립 개척을 하실 계획이 없으시냐고 물으셨다. 평소 개척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다. 놀라신 담임 목사님께서는 그 때 나의 개척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말씀하셨고, 그 날 저녁 예배 이후 열렸던 임시 당회에서는 다른 안건들과 함께 개척에 대한 이야기가 나누어졌다. 결과적으로 모든 장로님들께서 흔쾌히 교회가 개척을 지원하시기로 결의를 하셨다고 한다. 너무 놀라운 일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순식간에 일어나고 말았다. 담임 목사님께서는 장로님들의 성숙한 결정을 기뻐하고 감사하셨다. 이제는 교회가 물리적으로 커지는 것보다 교회를 새로 세우는 일에 힘을 써야한다는 장로님들의 믿음이 참으로 귀했다. 참 건강하고 좋은 교회에 있었구나. 하나님의 간섭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내가 몸부림치고 버둥거리며 여름 사역을 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선 세우실 당신의 새로운 교회를 위해 당신의 일을 행하고 계셨다. 마치 한 여름 밤의 꿈만 같았다.



Chapter_07 최선입니까? 

실제적인 고민에 들어갔다. 머리속에는 꿈꾸는 공동체의 모습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었다. 일반적으로 개척하면 상가를 얻어 공사와 인테리어를 하고, 건물에 간판을 달고, 전도를 시작한다. 하지만 코로나 때에 동네 미자립 교회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느라 돌아다녀보니 너무 열악하고 힘이든 교회부터 이미 간판만 남고 사라져 버린 교회들을 보게 되었다. 성도가 없는 데다가 예배당의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고생하다가 결국 보증금까지 다 날리고 교회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심지어 요즘 사람들은 상가에 있는 개척교회를 부담스러워하고 시설이 크고 편리하며 유명한 목사님들이 있는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상가를 얻어 월세를 내가며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가구를 들이며 계약이 종료되어 나갈 땐 철거와 원상복구하느라 이중으로 돈이 드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 방법 외에는 없을까? 정말 최선일까?



Chapter_08 우리만의 강점이 필요하다

개척교회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너무 크고 좋은 교회들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개척 교회가 시설로는 그들과 절대 겨룰 수는 없다. 그렇기에 개척교회는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개척교회만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누군가 교회에 처음 왔을 때, 수용과 환대로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기다려주며 인격적으로 관계를 맺고 복음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들을 수 있는 공동체. 겸손하게 섬겨주고, 누가 뭘 시키거나 부탁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부족한 곳을 찾아 섬기며, 어떤 상황에도 함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동체. 늘 성경의 말씀을 들으며 상상하고 꿈꾸던 공동체라면 어떨까? 그런 교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교회라면 사람들이 크기나 규모에 상관없이 함께 하고싶지 않을까? 이상적이지만 교회가 새로 생겨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교회의 개혁과 발전은 새로운 교회의 탄생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그러기 위해선 함께 교회를 세워나갈 헌신자들이 세워져야 한다. 그렇다. 개척교회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준비는 바로 동역자들을 세우는 일이다. 그 동역자들과 함께 우리만의 강점을 점점 키워가야 한다.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우선 우리의 영혼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하나님나라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교회는 결국 사람 아니던가!



Chapter_09 제3의 공간

결국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며 헌신자들을 양육하고 예배할 공간이 필요하다. 공사나 인테리어가 굳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예배, 교제, 식사, 나눔이 모두 가능한 곳은 다름 아닌 '주택'이었다. 심지어 주택은 월세가 아니라 전세로도 임대가 가능하여 월세를 매달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보증금 역시 손실 없이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주택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최대한 거실이 넓으면서도 다양한 목적과 모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라면 우리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되었다. 물론 일반 주택에서 교회를 시작하는 모습에 대한 염려와 걱정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음향 장비를 사용하거나 큰 소리로 기도를 하는 일을 불가능할 듯 보인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모든 조건들이 우리의 필요와 맞아떨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답지 않은 모습이다. 비신자들이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우리는 세상 속으로 숨는 것이다. 바로 제3의 공간이다. 



Chapter_10 도움

은평교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개척은 꽤 어렵고 힘든 길을 돌아가야 했을 것이다. 10년 가까이 나를 목회자로 성장시켜준 제2의 모교회인 은평교회와 박지현 담임 목사님은 내 예상과 기대보다 더 큰 도움을 주셨다.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진행되는 개척이었음에도 개척위원회 장로님들과 담임 목사님은 나의 계획을 지지해주셨고,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해 주셨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은평교회를 사용하셔서 리빙처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셨다. 교회를 통해 복음이 퍼지고, 사람이 살아나고, 교회가 태어나 성장하는 성경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이 실제로 일어나게 된 것이다. 2022년 9월 마지막 주 저녁예배에서 나는 리빙처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많은 성도들로부터 축하와 격려를 들을 수 있었다. 분명 개척은 고생길이 뻔한데, 왜 그 분들은 나에게 축하한다고 말씀하셨을까? 하나님의 인도함을 따라 안락함에서 벗어나 믿음의 모험을 떠나는 그 모습에서 내 손을 붙들고 계신 주님을 보셨기에 그러셨을 것이다. 공간에 대한 가계약금이 송금된 이후 계약일이 잡혔다. 설레고 기쁠 줄만 알았는데, 준비가 되지 않은 많은 것들 때문에 부담이 밀려왔다. 잘하고 싶었고, 잘 해야만 하기에 당연히 가져야 할 긴장감과는 무언지 모르게 조금은 다른 묵직한 부담감이 서서히 밀려왔다. 교회.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정말 다 아무것도 아니다. 



Chapter_11 씨앗

감사하게도 리빙처치에 처음부터 함께 하겠다는 분들이 있었다. 이들은 내가 제안하기도 전에 먼저 함께할 뜻을 말해주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도 귀한 리빙 처치의 씨앗들이다. 주님이 보내주신 가족이자 동역자요, 분에 넘치는 선물이다.